장성 동생네 텃밭에서 어린이날 포함 2박3일을 보내고 왔다.
다니던 직장과 인연이 되어 어언 20년도 훌쩍 넘게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여동생은 300평 정도의 땅을 사서 텃밭을 이쁘게도 꾸며서 잘 관리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어려움도 많을 것이다.
어려움보다는 주는 잇점이 더 많기에 일하지 않는 휴일에는 늘 이곳에서 지낸다.
이미 어머니도 보름전에 그곳에서 지내고 계시다.
마눌도 동생네 텃밭가는 것을 나보다 더 좋아한다.
시누이,시어머니가 있는 호랑이굴을 가는 것을 기꺼이 좋아하는 며느리가 있을까?
어머니는 1936년생,올해 만 88세
기력이 예전같지 않으신가 보다.
예전에는 자주 볼 수 없었는데 침대에 자주 누워 계신다.
작년하고 판이하게 살도 빠졌고.
소화를 잘 못시키신다고 하신다.
새벽 5시에 출발했는데 어린이날 포함 2박3일이라 그런지 예상보다 훨씬 차들이 많아 장성 근처에 도착하니 8시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황룡강을 보고 있으니 매제 전화가 온다.
회사에서 지금 텃밭으로 가고 있다고,,,
아침부터 막걸리 한잔~~~
늘 동생이 오빠 준다고 이것저것 많이도 차린다.
지난번 홍어무침이 맛있다고 했더니 준비해놨다.
텃밭에서 고구마 심을 준비를 하고
주변 취나물과 고사리 채취,,,짧은 시간 동안 커다란 비닐 한 봉 채운다.
텃밭 잔듸깍고 이것저것 거들어 주고 나니 비가 온다.
그렇게 시작된 비는 계속 꾸준하게 내린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주도는 200이 넘게 내렸다고 한다.
작년 성훈이가 어린이날 여수로 찾아온 그 날도 엄청 내린 기억이 생생하다.
양동이로 퍼붓는 말이 실감난 날이었다.
저녁은 매제가 숯불 돼지구이를 했는데 지금까지 맛 본 것 중 최고의 맛이었다.
장착불이 꺼지고 빨갖게 달구어진 탄 위에 기름이 빠지고 그을름없이 구워져 육즙이 입안으로 느껴진다.
처음 그 맛이 제일이다.
나이가 나와 깉은 매제는 부지런하고 성격도 좋다.
어머니를 엄마라 부르며 아들보다 더 친근감있다.
경상도 남해 출신이라 엄청 성격도 급하다.가만히 있는 것을 보기 힘들다.
비가 와도 우산이나 우비를 쓰고서는 무언가를 매만진다.
매제도 아침에는 힘든 지 늦게 일어난다.
파스도 이곳저곳 붙히고.
5월4일(토)
장성 도착해서 먼저 황룡강 구경~~~
텃밭으로 와서
5월5일(일)
비가 내린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니다.
비 덕분에 텃밭일은 땡이다.
그나마 어제 고구마 심을 자리를 만들어놔서 다행~~~
심고 난 후 비가 오면 더 좋다고~~~
낮에는 고구마 호박 수세미 등을 심는다고 사러 가면서 장성 오리탕 맛집으로 간다.
오리탕에 샤브샤브처럼 미나리를 데쳐 건져 먹는다.
어머니는 소화가 잘 안되시는지 많이는 드시지는 않지만 잘 드신다.
텃밭 들어가기 전 매제가 관방제림이라는 유명한 곳이니 보고 가자고 한다.
우산쓰고,,,커다란 느티나무와 푸조나무 팽나무 등을 잘 보호를 하고 있었다.
다시 들어와도 비는 계속 내리고,,,
일찍 저녁상을 차린다.
내가 맛있다고 해서인지 또 삽겹살 구이,,,
역시였다.
막걸리와 삼겹살 구이 등으로 식사 후
노래방 분위기다.
핸폰과 마스크를 블루터스로 연결되는 지 제법 노래방같은 에코가 있다.
노래를 잘 부르는 매제의 노래 솜씨는 나이들어 더 잘 부른다.
오랜만에 마눌도 동생도,,,
비내리는 깜깜한 저녁에 함께 부르는 텃밭의 노래방 분위기,이런 추억은 오래갈 것 같다.
5월6일
다음날 아침 어제 사온 고구마 등을 심고
아침을 먹고 나니 어머니가 출발하자고 하신다.
많이 막힌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데
9시 출발 오후 3시 서울 도착한다.
점심도 제대로 못 드시고 가신 어머니 뒷모습이 아른거린다.
이런 날들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이번달말 사위가 마련해 준 리조트 여행에 같이 가기로 했으니 조만간 뵙게지만.
나도 점점 나이 먹어가고
어머니는 점점 기력이 쇠하고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by사니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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