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반·테마산행/설악산

설악산<한계령~대승령~흑선계곡~백담사>

by 사니조은 2024. 5. 21.

설악산
<한계령~대승령~흑선계곡~백담사>

2024.5.17

귀청 올라가는 중에 만난 일출

 
 
0305 한계령
0425 한계령삼거리
0940~1020 대승령
1020~1435 흑선동계곡
 


산행기

오랜만의 설악산 산행이다.
예전 매년 5월 1일 개방된 날이 바뀌어
5월 16일 설악의 문이 열린다.
작년 여수 직장 생활로 설악을 자주 접하지 못했다.기록을 보니 올해는 1월6일 마산봉~병풍바위를 다녀온 것이 전부다.
오늘 설악 두번째 산행.

나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그 문이 열리기를 바란 듯 2대의 버스로 출발할려고 했는데 갑자기 1대의 차량으로 인원이 팍 줄어들었다???
갑자기 뭔일???

알고보니 몇 일 전인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 설악에 40cm의 눈이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갈려고 했던 한계령~남교리 방향은 폭설로 망가진 길이 아직 복구가 덜 되었는지 통제되었다고 한다.

집을 나서는데 그 동안 잊고 있던 시간과 장소,오후 1020,1150분,,,전철을 타기 위해 집을 출발하는 시간과 버스탑승 시간이다.
오늘 코스를 어디로 할까~~~
결정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일출 시간대 귀청 근처의 새벽녘 전경이 보고싶다.

동트기 전 시립고 차가운 긴 새벽녁 칙칙한 어둠 속 대지의 만물들이 엷은 푸른 빛과 황금빛 주황색 등의 화려한 색상 속에서 깨어나는 모습 그리고 그 모진 환경을 이겨낸 털진달래와 야생화들도 보고 싶다.
그리고 남교리로 이어진 긴 길을 털레털레 편안한 마음으로 걷고 싶다.
오솔길 산책하는 기분으로,,,

남교리의 그 길이 폭설로 망가져 통제되고 있다는데 어쩔까?
일단 한계령에서 출발하고 본다.

3시가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열리자 마자 물밀듯 들어간다.새벽 추위를 견디다 참지 못하겠다는 듯하다.
천천히 한가롭게 들어가고 싶지만 차들이 계속 밀려온다.단풍철 시즌같다.
아이젠도 가지고 왔지만 눈 흔적은 없다.
따뜻한 날씨에 모두 녹아 있었다.
설악날씨 예상 기온은 15~25도로 더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올라갈 수록 바람이 세다.혹시해서 파카를 가지고 왔는데 잘 가지고 온 것같다.

줄줄줄 이어진 길이 막히고,,,
갈수록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앞서 가 보지만 한계령삼거리에 가까이 갈때까지 정체가 이어진다.

한계삼거리에서 한참 망설였다.
올라오면서 우틀해 대청 방향으로 가자고 한 다짐이 귀청으로 향하는 불빛에 따라 가고 만다.

가는 길에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는 사람을 불러 세우고는 다시 길을 잡아 준다.
나 역시 속은 적이 있던 갈림길이다.
좌측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도 너무도 또렷해서 이정표가 필요한 곳이다.

작년 폭설로 많아 망가졌을 것이라 예상했던 길이 예상 외로 상태가 좋다.
강풍 적설 등에 나무들이 잘 적응되었기 때문이었을까?
고대산,용문산 등에는 적설무게에 못이긴 나무들이 등로를 막다시피한 곳이 한둘이 아닌데 설악은 멀쩡한 것 같다.

귀청 올라가면서 뒤돌아 보니 원하던 장면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익숙한 장면, 느낌이지만 늘 새롭다.
추위와 강풍을 견디느냐 힘든 표정이 역역한 털진달래도 반갑고 대견하다.

바람이 세차지만 천천히 즐기며 올라간다.
춥다며 내려가는 사람들도 많다.
이건 뭐지???
알고보니 남교리로 가는 길이 막혀 있으니 백해서 대청 방향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내 옆자리 앉았던 분도 그 중 한 분이었다.
생각하지 못한 방법이었다
나는 미련하게 그런 방법을 전혀 생각지 못하고 남교리로 향했다.
귀청 정상에 누군가 비박을 했나보다.
 
 

출발~~~
한계삼거리.좌로 갈것인가,우로 갈것인가.고민~~
귀청 올라가는 길에 바라 본 공룡과 대청
한계령과 점봉산
점.점.점
시시각각
다양한 색상
다양한 연출
잠에서 천천히 깨워나는 중
오늘도 어김없이 하루가 시작되고
설악에서의 하루짜리 자유여행
새벽 신선한 느낌의 색감
일출
가리봉도 보이기 시작하고
망대암봉 점봉산 계방산 방태산
시시각각 다른 느낌
귀청
가리봉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일어날 준비를 한다.
서로 각각 아무런 관계없는 산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 질서가 있다.
가리봉 안산
백두대간 한강기맥 등등등으로 질서를 부여하기도 한다.
질서를 부여하고 엉킨것들을 풀어내어 각각 명칭을 붙힌다.
풀어낸 것들을 뭉치기도 하고
뭉치든 풀어내든 그냥 즐기면 되는거지~~~



귀청 정상에서


역시 서북능선은 내가 원하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역시~~~,그래 이거 였어!!
서북능선에는 야생화도 많다.
털진달래뿐만 아니라 철쭉 현호색 별꽃 금괭이 벌깨덩굴 등등 그리고 보고 싶었던 큰앵초 연령초도 보았다.

까칠한 생김새의 멋진 가리봉이 병풍이 되어 배경이 되어 준다.
오늘따라 더 거칠게 남성미를 뿜어댄다.
보고 싶었던 것들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이 서북능선 산행을 그리워 했다.
서북 산행은 설악 공룡능선보다 더 거칠고 힘들다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힘들지만 볼 것이 많고 익히 알려진 공룡보다 한적한 맛이 있고 다양함이 숨쉬고 있다.

대승령 정상에서 도착하자 마자 고민한다.
이미 알고왔지만 통제를 하고 있었다.
 
 

공룡 너머 동해바다가 보였는데 사진에서는 잘 표현이 안된다.
굴곡진 능선이 힘차다.
생동감이 팍팍
설악산은 엔돌핀을 샘솟게 만들고,지리산은 엔돌핀을 가라 앉힌다.
향로봉 좌측으로 금강산도 보이고
기억 한계성이 자꾸 오게 만든다.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또 새롭게 느껴진다.
어쨋든 자주자주 오고 싶다.
뒤돌아 본 귀청
점봉산은 계속 구름하고 놀기 바쁘고
보고또보고
물리지않는맛
그래서 어제도오늘도내일도 여기를 찾겠지.
보고또보고 싶은 앵초처럼
잘 있었구나~~~
백담사 바람개비 위로 향로봉.그 좌측으로 금강산
봐도봐도
죠타
가리봉이 오늘따라 더 힘차게 보인다.
연령초.이거 보러가다가 짜빠링~~~다행히 손으로 카바하여 바지진흙탕 꼴은 면했다.



1408봉.
한계령에서 대승령 중간?

오늘따라 남성미를 푹푹 내뿜는 것 같다.
스누피도 잘 있고
감투봉 갈림봉
이 주목도 더 오늘따라 늙어 보인다.
1304봉???
대승령
남교리 탐방 출입통제,,ㅠㅠ



남교리로 가보자,,,라는 막연한 호기로움은 어디로 사라지고 남교리로 진행했을 경우 최악의 상황을 그려 본다.
계곡 깊숙한 곳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경우???

바람은 여전히 불고 대충 자리에 앉아 가지고 온 김밥으로 에너지 보충하는 동안 묘안이 나올까 기대했지만 역시다.
남교리 방향으로 1분 들어 가는 것을 봤지만 대부분은 장수대로 하산하거나 대승령에서 머믓거렸다.

나의 선택은???
장수대 하산은 어림없는 선택이겠지???
일단 남교리로 진행??
설악태극 방향?
응봉방향으로 가다가 백담사 방향으로?
아니면???

결국 흑선동으로 내려간다.
별 탐탁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서 일까?
심기 불편한 선택 때문인지 커다란 암봉 우측으로 가야 하는데 암봉 좌측으로 내려가다가 길을 잘못 잡았음을 알고 다시 암봉을 넘어 길을 잡는다.

서두를 이유도,두려워 할 까닭도 없다.
계곡에는 나 이외의 움직임이나 소리도 없이 고요하다.
흑선동의 길은 어려움은 없지만 계곡미도 별로 없어 별 선택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계곡이었다.
더군다나 다 내려가서 백담계곡의 물을 건너야 하는 위험함과 불편함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탐의 긴장감도 있다.
널널하게 남은 시간도 부담이다.

계곡 중간중간 자주 쉬었다.
한중한의 시간은 막걸리 한잔하면서 계곡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계곡치기 즐거움,쉬다가고 쉬다 또 가고를 반복하면서 진행한다.

예전 그 느낌하고는 많이 달랐다.
기억은 믿을게 못된다.
예전 기억 속의 그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그닥 좁고 깊은 계곡,한 사람도 없었다.
오롯이 나의 1인 계곡,나의 놀이터였다.
야생의 맛이 살아있는 계곡이었다.
 
 

흑선동 계곡 내려가는 길
계곡을 만나서
한참 쉬었던 자리
흑선동 계곡의 끝
건너와서,,,제법 물살이 셌다.



흑선동 계곡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5분,산길샘 거리로는 16키로 정도.

좌측 황당계곡(황장계곡의 개인적인 별칭) 위쪽 흑선동 입구 근처에서 백담계곡을 건넌다.
생각보다는 물이 깊다.속옷까지 젖었다.
따뜻한 바위에 앉아 말리다가 버스타는 곳으로 간다.
그래도 시간이 널널해서 버스타기 전 자주가던 황태국집에서 또 한잔~~~

오늘 설악 산행은 서북에서 안산 정상도 가지 못한 반쪽짜리 산행이다.
그런 생각에 이번 설악은 분명 오점있는 실패한 산행,,,첫 술에 배 부르랴~~~.
비워져 있어야 채울 게 아닌가라며
다음 설악 산행을 기대한다.

by사니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