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설악동~마등령~곰골~백담사>
○ 2022.8.13(토)
○ 17km/13시간 10분
0330~0350 설악동 입구
0500~0520 비선대
0930 마등령
1005 곰골 입
1625 곰골 출
1700 백담사
산행기>>>>>>>>>>>>>>>>>>>>>>>>>>>>>>>>>>>>>>>>>>>>>>>>>>>>>>>>>>>>>>>>>>>>>>>>>>>>
무박산행 버스에 올라 인제터미널에서 새벽 1시 20분 도착
잠시 쉼하고 버스는 다시 장수대,한계령,오색을 거쳐
설악동에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
오늘은 시간이 널널할 것 같아 느늣한 마음으로 깜깜한 길을 렌턴없이
걸어 들어간다.
달빛이 교교하게 나뭇잎 사이로 파고 들며 길을 안내한다.
뒤따라 오는 젊은이의 렌턴불이 자동차 해드라이트처럼 밝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그 불빛이 짜증스럽다.
이 곳의 주인인 산중 짐승들은 얼마나 곤혹스러울까?
비선대에 도착하니 적벽쪽으로 불빛이 보인다.
아마도 바윗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의 코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다.
적벽 좌측 마등령으로 올라가는 불빛도 보이고
힘차게 흐르는 물줄기 소리를 들으며 간단한 요기를 하다가 올라간다.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 벌써 날이 밝는다.
덥고,,,가지고 온 반바지로 갈아입고,,,그래도 덥다.
뒤에서 누가 잡아 당기는 듯한,,,컨디션이 별루인가 보다.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화채 능선 쪽의 멋진 전경들이 보이고
좌측으로는 천화대 능선과 공룡능선이 마치 해리포터의 마법의 성들을 연상시킨다.
마등령 올라가는 길은 언제나 힘들지만
오늘 더 힘들게 느껴져 쉬고 또 쉬고,,,
힘들기도 하고
볼 것도 많으니,,,
마등령 근처 이르는 동안 동해 쪽에서 몰려온 운해,,,
사정권 내로 들어 오면 언제든 덮칠 고양이 모습,,,
서서히 움직이다 화채능선과 공룡능선 사이로 슬금슬금
머리를 쳐박고 이내 서서히 사라져 버린다.
운해가 천불동 계곡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습을 본 후
마등봉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곰골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처음가는 곰골이기에 시간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서,,,
좀 더 솔직한 마음은 힘들어서,,,
마등령 삼거리에는 여럿 사람들이 쉬고 있고,,,
주변 야생화를 살펴보다가 곰골로 들어선다.
오늘 산행의 주 메뉴는 곰골이다.
즐산의 의미보다는 보다는 미지의 곰골 세계의 탐방.
어떤 곰을 만나게 될 것인가???
금줄친 밑에 바로 커다란 야영장이 나타나고
좀 더 밑으로 내려가니 조금은 작아진 야영장이 보이고
그리고 좀 더 내려가니 계곡 분위기인데 나무가지로 어수선,,,
좀 더 내려가니 물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나무를 헤쳐가야 하는 상황,,,
짧은 바지에서 긴바지로 바꿔 입고 전투 태세 준비,,,
더 밑으로 내려가니 본격적인 계곡의 느낌,,,
더 내려가니 점점 수량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작된 곰골이라는 계곡의 향연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데,,,
물길따라 계속 따라간다.
간간히 어?갑자기 뚝 떨어지는 듯한 물길,,,
좌우측 우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지만
물길따라 내려가니 좌 또은 우측으로 계곡 우회길을 이용하지 않아도
조심조심하며 않아도 내려갈 만하다.
왠만하면 그냥 물길따라 가기로 한다.
그래야 온전한 계곡의 맛을 즐길 수 있기 떄문이다.
그렇게 내려가다 비가 조심씩 보이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도 사전 보고 왔지만,,,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며 안심시키더니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잠시 그칠 비가 아닌 것같아 핸폰도 배낭안에 집어 넣고 배낭카바 씌우고
그래,,,오랜만에 비 맞으며 가 보자,,,
그렇게 한참 내려가는데 4인조 남성팀이 올라온다.
백담사 정규등로에서 3시간 올라왔다고,,,
나도 10시 부터 내려왔으니 3시간,,,
3시간 동안 계곡을 즐겼으니 이만 계곡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서로 갈 길이 얼마남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내려온 만큼,올라온 만큼 또 그만큼의 길을 가야 한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서로 안전한 산행을 바라며 각자 갈 길을 간다.
이런 비가 계속 내린다면???
올라온 분들을 걱정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더 위험할 것 같다.
마음이 급해지지만 일단 안전이 우선이라 침착하게,서두르지 말아라,,,속으로 다짐하며 내려가다가
어느 웅덩이 좌측으로 발을 딛고 오른발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중에 왼발이 미끈한다.
허리 아래 잠수,,,
비 맞기 전 두렵지만 물 속 들어갔다 나오니
첨벙첨벙 모드로 갈 수 있어 잘 됐다 싶다.
그렇다고 무조건 첨벙첨벙할 수는 없다.
허리 깊숙한 곳은 물길도 빨라 위험할 수도 있기에,,,
그렇게 우회와 첨벙첨벙 전술을 써가며 내려가다
흠뻑 젖은 양발을 짜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데
발에 쥐가 났는 지 일어서도,앉아도 발쪽 통증이 쉽게 가라 않지를 않는다.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었지만 급한 길에 복병을 만남 셈이다.
약을 가지고 다니면 생기지 않더니 약없는 날 처들어 왔다.
휴식 아닌 휴식을 가진 후 다시 내려간다.
시간은 부족하지는 않겠지만
또 다시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질까봐 진행 속도를 높인다.
가는 길에 적당한 곳이 나타나면 따뜻한 라면 국물이라도 끊여 먹고 가면
체력 보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별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 영양 보충 상태가 좋지 않다.
먹는 만큼 간다고 하던데,,,배낭 무게도 뺄 겸,,,
백담사 계곡 길 만나기 전 1.5km 남은 지점 근처에서 아점용 칼국수 라면,,,
가지고 온 삶은 계란 2알,왕만두 2개는 고스란히 남긴체 또 길을 내려간다.
이젠 다 왔겠다 싶어 반바지로 갈아 입고 내려가는데
길이 점점 어려워만 간다.
협곡 아래 물길따라 가기도 어렵고 협곡 양편 길은 안 보이고,,,
힘 빠진 상태에서 상황은 첨벙첨벙 계곡은 아니고
계곡을 피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올라가 봐야 또 없는 길을 헤치고 가야 하는 하고,,,
시간을 보니 좀 더 서둘러야 할 상황,,,
천천히 남은 1.5km의 길을 산책길 삼아 내려 갈려던
그 길은 쉬운 길,얌전한 길은 아니었다.
그렇게 곰의 심술에 어렵게 백담사 계곡 정규길과 만났는데
남은 시간 약 1시간,,,
좀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직감,,,
산책모드에서 전투모드로 바뀌어 이내 갈아입은 옷이 땀에 흠뻑 젖는다.
백담사에서 백담사 마을까지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또 1키로,걸어서 약 10분 걸어 내려가야 산악회 버스를 탈 수 있다.
저 버스를 놓치면 산악회 버스도 놓친다는 직감,,,
남은 시간 약 25분,,,
버스를 타고 내려 가는 도중 윈터님에게 전화를 건다.
좀 늦을 수 있으니,,,윈터님이 16분 소요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조금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
버스에서 첫번째로 내리자 마자 택시타고,,,
버스에서 내린 남자 2분도 내려서 큰 도로로 달리 듯 내려간다.
택시 기사에게 태우고 가자 해 봐야,,,
다행히 5시21분,,,4분의 여유가 생겼다.
버스 타는 곳 맞은 편 편의점 앞 평상에서 한가로이 이런저런 한담을 하는
캐이,윈터님 일행의 모습은 허둥지둥 달려온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놀다 온 모양이다.
배낭에 남은 맥주 한캔으로 갈증을 풀고 버스를 오른다.
유순한 곰인줄 알고 들어갔다고
곰탱이에게 된통 당한 느낌도 들지만
곰골 계곡의 아름다음을 만끽한 하루였다.
사니조은>>>>>>>>>>>>>>>>>>>>>>>>>>>>>>>>>>>>>>>>>>>>>>>>>>>>>>>>>>>>>>>>>>>>>>>>
'일반·테마산행 > 설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토왕성폭포~은벽길> (0) | 2022.09.13 |
---|---|
설악산 <설악동~내원암골~울산바위~설악동> (0) | 2022.09.05 |
설악산 <설악동~소토왕골~화채능선~C지구> (0) | 2022.08.08 |
아,,,또 설악이 보고 싶구나. (0) | 2022.07.29 |
설악산 <오색~대청봉~봉정암~백담사> (0) | 2022.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