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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세상이야기

이런 삶은 어떤가요???

by 사니조은 2013. 9. 27.

'바보 이반 농장'의 주인 최성현의 산 생활을 담은 책. 저자는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연구원에서 학자로 일하던 중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을 실천하기 위해 1988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현재 살고 있는 산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자연농법으로 논농사와 밭농사를 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산속의 이웃과 다투고 화해하며, 자연농법을 통해 흙에 바탕을 둔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며 살아온 20여 년의 기록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걸고 일관되게 바라온 세상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바탕인 공기, 물, 흙 등을 지키기 위한 실천을, 그것을 통해 얻는 보람을 이야기한다.

또한 살아있는 모든 것 것들이 신성한 존재라는 감각을 회복하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거머리, 달팽이, 소금쟁이 등과도 공존하며 살아가는 '바보 이반 농장' 주인다운 농사짓는 방법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알려주고 있으며, 진정한 행복의 비전을 제시한다.

 

 

 

 

 

최성현

1956년 강원도 홍천

 

 

 

동국대 대학원에서 노장철학을 전공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철학종교 연구실 근무. 이때 우연히 자연주의자들의 길라잡이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짚 한 오라기의 혁명'이란 책을 읽고 크게 감동, 두세 시간 깊은 고요 속에서 세상을 달리 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체험으로 하루 만에 다른 사람이 된 그는 바로 직장을 그만 두고, 그 당시 집 한 채를 임대하여 공동 생활을 하던 유학생 시오다 교오꼬와 함께 후쿠오카의 다른 책 '자연농법'을 '생명의 농업'이란 이름으로 번역 소개함과 동시에 1988년 3월에 전기와 전화가 없고, 이웃집도 없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만 5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원시 생활에 가까운 삶을 산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미숙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모임이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자연학교’를 만들고 참여하는 한편, "근세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한국 생명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무위당 장일순을 만난다. 그에게 장일순은 "자주 찾아가 뵙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매혹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꽤 그럴싸해 보이지만 요즈음과 달리 아무도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모르던 그 시절 그의 귀농은 누가 봐도 바보나 하는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어지간하면 그의 어머니가 최성현이 사는 꼴을 보러 왔다 한번 앉지도 않고 돌아서며 배웅을 나오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을까. "계속 이런 데서 이렇게 살 작정이라면 앞으론 날 어머니라 부르지 마라."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한 데서 오는 어려움으로 최성현은 5년 만에 정든 산생활을 접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외국 생활을 시작한다. 그의 나이 서른여덟이었다. 일본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2년, 이어서 뉴질랜드에서 3년 반. 이 기간 동안 최성현은 "한국이라는 우물 밖에서 한국과 세상을 보았고", "나는 역시 산에서 살아야 할 사람"임을 분명히 안다. 도쿄와 뉴질랜드에서도 그는 "버려진 땅을 일궈 먹을 야채 농사를 지었고", "가까운 숲에 가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작년 여름에 그는 예전에 살던 그 산골로 거처를 옮겼다. 농장 이은 '바보 이반'이다. 농사는 아주 조금밖에 짓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이쪽에서 바라는 걸 재배해 먹는 게 아니라 저쪽(산 혹은 자연)에서 주시는 걸 먹고사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어느 날 눈을 떴기" 때문이다. 그는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음은 물론 땅을 갈지도 않고 또 풀을 두고 가꾸는, 매우 온유한 방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재배는 어떤 방식이든 땅과 풀에 대한 폭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고 보고 "뿌리지 않고 거두는, 주시는 대로 먹는 새나 벌레나 야생 짐승처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지금도 하고 사는 게 예전과 다를 바가 없다. 그의 어머니가 와서 보면 앞에서 하신 말씀을 다시 하시리라. 최성현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산속에 사는 사람' 혹은 '숲 지킴이'라고 해야 맞다. 지킨다기보다는 손을 대지 않을 뿐이라고 할까, 숲에 맡겨 두고 있다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겠지만. 하여튼 이반은 숲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동안 최성현이 옮긴 책에는 '생명의 농업'(공역), '짚 한 오라기의 혁명', '나무의 마음 나무의 생명', '신비한 밭에 서서', '지렁이 카로', '다섯 줌의 쌀' 등과, 한때 필명으로 썼던 이반이란 이름으로 낸 '여기에 사는 즐거움',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