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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세상이야기

<작야우(昨夜雨)>

by 사니조은 2013. 10. 10.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어젯밤 내린 비에 꽃은 피고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졌네.
가련하구나, 봄날의 일이여
비바람 속에 왔다가 가는구나.

오언절구(五言絶句)이며, 제목은 '우연히 읊다'라는 뜻이다. <작야우(昨夜雨)>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다. 간밤에 내린 비에 꽃이 활짝 피었는가 싶더니 아침에 부는 바람에 모두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동서고금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를 시로 표현한 2구절은 덧없는 인생을 비유한 명구로 꼽힌다. 절정인 듯 활짝 피었다가는 하루 아침의 바람에 지고 마는 짧은 봄날의 일처럼 인생살이도 그러하며, 작자인 송한필의 삶도 그러하였다. 송한필은 아버지가 신사무옥(辛巳誣獄)을 고변한 공으로 집안이 번성하였고 자신도 당대의 문장가로 명성을 누렸으나, 아버지의 무고가 드러나 가족들은 모두 노비가 되었고 송한필의 행적도 전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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