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음폭포->신선봉~칠형제능선~백미폭~잦골>
2024.10.26
17.9km/13시간
0330 소공원
0600~0630 음폭포
0745 무너미고개
0815 신선3봉
0840~1135 칠형제능선
1230~1240 백미폭
1435 오십폭
1500 잦골 입구
1630 설악동
산행기
천당능선은 이번이 3번째.
천당의 첫번째 만남은 "별로 어렵지 않네","싱겁네"였는데
막상 오늘 가 보니 음폭포 우횟길 사면이 미끄러워 솔로 산행은 위험할 것 같아 포기하고
백해서 다른 선택 코스로 칠형제 능선으로 갔다.
칠형제도 "별로 어렵지 않네"라고 생각한 능선인데 잦골로 하산하는 과정에서
미답길 유혹에 못 이겨 어처구니없는 일에 시간을 뺏기다 버스 출발전 1분 전에 탑승했다.
산은 항상 산행 환경이 수시로 바뀌기에,,,
항상 같지 않다.
바둑 철칙으로 삼는 규칙 하나는
상대방을 깔보면 그 날은 질 확율이 높다는,,,
오늘이 그랬다.
맹수도 토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듯 해야 하는데,,,
코스를 짧게하고 즐기기 위한 산행을 계획,천천히 양폭대피소로 향한다.
양폭대피소 올라갈 시간이면 해가 뜰 시간쯤 되겠다 생각했다.
대부분 비선대에서 우측 마등령으로 가고 일부 산객들이 천불동으로 올라가기에
이 시간대 올라가는 사람들 대부분 설악골이나 잦골로 들어가는 사람들이겠거니 생각하며 오른다.
역시 귀면암 방향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확 줄어 들었다.
렌턴이 없으면 사물 식별이 어려운 양폭대피소에서 시간을 보내다 음폭으로 들어간다.
시간 안배를 잘해서인지 어느듯 사물 식별이 가능한 시간이 되었다.
음포 가는 길 첫번째 작은 폭포도,
두번째 작은 폭포도,,,
어랍쇼???생각보다 긴장되게 만든다.
마지막 음폭 앞,,,음폭을 넘기 위해 좌측 경사면을 올라가야 하는데 예전 기억에는 나무들도 있어
수월했는데 잡고 오를만한 게 별로 없다.
암반은 미끄러워 보이고,,,
혼자이기에 안전을 위해 포기하고 백한다.
그럼,,,어디로 가야 하나???
음폭으로 가는 중
지난번 갈려고 맘 먹었던 칠형제능선이 떠오르다.
시간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 빨리 무너미고개를 오르지만 저질체력,시간이 땡겨질리가 없다.
무너미고개,신선봉(3봉)에서 공룡의 멋진 모습을 보고 칠형제능선으로 접근해서
예전 기억을 되살리며 길을 찾아낸다.
신선3봉에서
칠형제 들머리
칠형제능선 입구을 거쳐 한참을 내려간다.
용소골 입구,봉을 올라간다.
이젠 이 길도 몇 번 와 본 길이라 익숙하지만 겨울 빙판길에는 여전히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피카츄 바위와 손가락 바위(물개바위라고도 하는 듯) 가는 길 갈림길에서 갈등을 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느냐,,,
아니면 안전을 택하느냐???
결국 안전을 택해 우측의 손가락 바위로 향한다.
손가락 바위에서 도착하니 설악골에서 품어져 나오는 물안개가 잦골로 넘어 오더니 사방 시야를 차단한다.
다행이 거쳤다 덮었다를 되풀이 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시 출발,토끼바위 근처였나 보다.
우측은 이미 두 번왔기에 칠형제 칠봉과 도깨비바위로 가는 잘 아는 길이다.
좌측 표기기있는 길,쉬운 길인 듯해서 강한 유혹이 들어온다.
쉬운 길,이미 답사한 우측 길을 버리고 미답 길로 가 보자!!!
이게 내 스탈일일까?호기심일까?미련함일까?동키호테 정신이 발동한건가
여기를 칠형제 정상이라는 분도 있는 듯,,,
토끼바위 갈림길
처음에는 쉬운 듯,새로운 풍광에 점점 몰입되어 갔다.
까다로운 내림길이 많고 상당히 가파르고 낙석 위험이 많은 길이다.조심조심~~~
까딸스러운 밧줄 구간도 몇 있었지만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하면서 내려갔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전 체중을 밧줄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끝 계곡 좌측을 보니 언젠가는 가 볼려고 했던 잦골 백미 폭포였다.
어느 정도 예상한 수순이었다.
미련한 호기심이 발동한 것도 이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건폭인데 제법 수량이 많아 제법 운치가 있고 낙수소리가 마음을 달래준다.
한 동안 구경하면서 주변을 살펴 본다.
폭포 우측으로 올라가면 희야봉과 왕관봉 사이로 올라가는 길인 듯,,,
가 볼려고 했던 길이다.
백미폭에서
오늘은 무리일 듯해서 하산길이 짧은 50폭으로 내려 간다.
50폭 상단에서 보니 저 아래 폭포 하단에서 한가하게 식사를 즐기는 분들이 보인다.
내려가니 짧지만 까다롭게 보이는 밧줄 구간이 나온다.
싹은 밧줄일지도 모르니 안전을 위해
지난번 용소골 산행 후 가지고 다니던 마닐라 로프를 꺼내 먼저 배낭과 스틱을 아래에 내려놓고
설치된 로프와 내가 가지고 온 로프를 이용해서 내려간다.
또 내려가니 또,,,
두번째 밧줄도 같은 방법으로 내려갔다.
또 내려가니 또,,,
세번째 밧줄도 같은 방법으로,,,
이번에는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
배낭을 내려놓고 지팡이도 던지고는 설치되어 있던 밧줄을 잡아 댕겼더니
그 위에 있던 배낭이 움직이더니 가속도가 붙더니 가파른 경사면을 가차없이,,,
어디갔는지 알 수가 없다.ㅠㅠ
오늘 배낭을 찾을 수 있으려나,,,
핸드폰도,카드도 배낭에 있는데,,,
이럴 때 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일단 먼저 안전하게 내려가서 배낭 굴러 떨어진 방향으로 나무를 붙잡고 내려 간다.안 보인다.맨붕~~~
좀 더 내려간다.아까 그 밑은 있던 분들이 보이고 여전히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렇게 여유있게 다녀야 하는데 이게 뭐람~~~.꼴 사납게,,,
뭔가 씨꺼먼게 보인다.찾았다.
배낭 근처로 내려갈려고 사방을 보니 은색의 물체가 보인다.
배낭 핸드폰 지갑에 두었던 핸폰,,,
배낭이 굴러 떨어지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핸폰이었는데,,,불행 중 다행이다.
배낭 떨어진 곳을 접근하는 것이 어려운 곳이라 한동안 낑낑 대기다가 우측을 보니 나무에 로프 설치했던 흔적이 있다.
그 길로 내려가려다 보니 쉽지 않다.
다시 두리번 거리다 우측으로 다른 4번째 로프가 보인다.그 로프를 이용해 내려가 배낭을 찾는다.
긴급 상황 해제,,,
오늘도 쉽지 않은 산행이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어쨌건 회복되었다.
폭포 하단에 도착하니 편하게 식사 중이던 분들이 같이 먹자고 권하신다.
비상 상황에 벗어난 지 얼마 안되어 정신마져 수습 안되었는데 챙겨주시는 바람에 어떨결에 배를 채운다.
차를 가지고 오셨는데 이곳에서 시간을 더 보내다 하산하신단다.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니 예전 설악산에서 두번 마주친 도봉산 왕언니분들과도 인연이 있는 분들,,,
올해 91세인데도 여전하시단다.
산악회 버스 시간을 맞춰 내려가야 할 것 같다고 걱정해 주신다.
오십폭
오십폭 하단으로 내려가는 길
이제는 아는 길이니 안심이지만 가장 어려운 곳이 쉽게 올라오던
통나무를 대롱대롱 매달려 간신히 내려와 잦골로 내려간다.
정규등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한가하게 내려간다.설악동 버스를 탈려면
가능한 빨리 내려가야 할 것 같아 부지런히 내려 간다.희안하게 발걸음은 무척 가볍다.
20여분 남기고 도착,버스 대기줄이 길어 금방 오겠거니 했는데
늦장 버스를 타고 설악동 C지구에 도착,버스를 출발시간 1분 남기고 탑승 성공,,,
오후 5시 출발한 버스는 3시간 30분이나 지나서야 동서울에 도착,다시 집으로 가는 좌석버스를 타면서 긴 하루를 마감한다.
불행과 다행이 겹친 하루였지만 해피엔딩이었다.
by사니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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