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려면 강호동처럼 말하고 김원희처럼 경청하라
“재석아, 이거 내가 받아도 되나?”
2008년 12월 ‘2008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 한마디는 지난 연말의 수많은 시상식 스피치 가운데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짧은 문장 안에 경쟁자에 대한 배려, 상의 권위에 대한 존중, 그리고 자신에 대한 만족감까지 두루 담아냈기 때문이다.
스피치 전문가인
오만하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
반대로 ‘저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면 비굴해 보였을 것이다.
2005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수상 소감도 촌철살인의 겸손함으로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이들처럼 자신을 낮추되 비굴해지지 않는 적정선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피치 전문가들은 몇 가지 수칙만 염두에 두면
누구나 ‘당당한 겸손함’으로 상대방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부족한 점을 인정하되 개선을 약속하라
진정한 겸손은 부족한 점을 인정하되, 그것을 바탕으로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때 나온다.
KTF는 2005년 말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사와 전략적 지분 제휴 협상을 체결했다.
당시 협상팀장을 맡은
하지만 앞으로 1위가 되겠다는 생각만은 넘기지 않았다.
당신들과 제휴하려는 이유도 1위가 되기 위해서다”라는 말로 1년 이상 지루하게 계속된 협상을 담판지었다.
이후 NTT도코모는 5649억원을 투자해 KTF의 지분 10%를 사들였다.
1962년 미국의 조그만 렌터카 회사 에이비스(Avis)가 내건 슬로건 ‘우리는 2등입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합니다’도 현실을 인정하되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에이비스는 당시 렌터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던 1위 업체 허츠(Hertz)와 비교조차 할 수 없는 2위였지만,
이 ‘겸손한’ 광고의 성공에 힘입어 그해에만 5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할 만큼 큰 성공을 거뒀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제3자의 실례를 활용하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가진
첫 연설에서 자신의 고난과 성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애틀랜타에 사는 106세 흑인 여성 앤 닉스 쿠퍼의 삶을 빌려왔다.
“그는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사라지고도 한 세대쯤 더 지난 뒤에 태어났지만,
흑인이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투표조차 못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 선거에 참여했고, 지금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제 딸들이 닉슨 쿠퍼처럼 오래 살 수 있다면, 그처럼 나이 들었을 때 미국이 어떤 나라여야 할까요.
미국은 다시 꿈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오바마가 연설을 마쳤을 때 청중은 흑인 백인 가릴 것 없이 ‘우리가 역사의 진보를 이뤘다’는 성취감을 만끽했고,
그의 선거 구호인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Yes, We Can)’를 외쳤다.
오바마 스피치 분석서 ‘오바마는 귀가 아닌 가슴을 향해 말한다’의 저자
“오바마가 그 자리에서 개인적인 체험을 말했다면 예민한 인종문제를 건드려 흑백 갈등만 부추겼을 것”이라며
“자신의 성취가 곧 역사의 진보라는 당당한 메시지를 겸손하고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오바마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을 유머 소재로 삼아라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 연설을 이렇게 시작했다.
“제가 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 있었는지 그 비밀을 밝히겠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아홉 가지의 재능이 있습니다.
첫 번째 재능은 한 번 들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 탁월한 기억력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에… 그러니까, 그게 뭐였더라?”
연설회장이 폭소로 가득 찼음은 물론이다.
유머 감각은 대화에 활력을 주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한바탕 웃기고 나면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며 “상대방을 깎아내려 웃음을 유발하는 건 하수(下手)나 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웃음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은 결코 우스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윤 대표의 조언이다.
상대방의 얘기를 잘 듣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라
대화로 호감을 얻으려 할 때 꼭 갖춰야 할 덕목은 제대로 듣는 것이다.
한국리더십센터
MBC 토크쇼 ‘놀러와’를 진행하는 탤런트
‘경청의 기술’ 덕에 최고의 MC가 된 인물.
그는 자신이 게스트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있음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 말 한 마디마다 과장되게 웃고 때로는 크게 박수를 친다.
대경대 방송MC과
자신의 말에 호응한다는 걸 느끼면 게스트들은 더 열심히 방송에 참여하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새 그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의 겸손 레토릭
“그래, 우리는 할 수 있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변화.”
오바마는 선거운동 기간에 ‘우리’를 전면에 내세운 슬로건을 사용했다.
연설 도중에도 “우리가 함께 해냅시다” “우리가 뭉치면 해낼 수 있습니다” 같은 화법을 구사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오바마에 비해 월등한 국정 경험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내세우며
“내가 앞장설 테니 여러분은 나를 믿고 따라오십시오”라고 외쳤지만 오바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의 위기 앞에서 눈물 흘리는 노동자들에게도 희망이 필요합니다.”
오바마는 가장 심각한 위기를 언급할 때조차 긍정화법을 구사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다 망하고 있다.
큰일 났다”고 말하는 대신 “지금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하는 식이다.
같은 의미를 담고 있지만 “지금 변하지 않으면 죽습니다”라고 하는 것과
“우리가 계속 성장하려면 변해야 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전자는 위압적인 반면, 후자는 겸손하고 논리적이다.
오바마는 부정문을 되도록 긍정문으로 바꿔 사용함으로써 리더십 있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얻었다.
“낙태를 하는 이들도 정말 낙태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낙태는 미국 대선에서 가장 민감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낙태 찬성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힌 오바마는 선거운동 도중
“당신을 좋아하지만 낙태 관련 정책 때문에 지지할 수 없다”는 항의를 받았다.
그때 오바마가 선택한 것은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식.
그는 “낙태를 하는 이들 가운데 낙태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 오래 고민하고 슬픔의 시간을 보내다 최후의 수단으로 낙태를 선택한다.
당신은 그들이 낙태를 결정하면서 세상 누구보다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자신이 현재의 입장을 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되
결론을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겸손한 이미지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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