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SBS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 역할을 맡았던 배우 조상구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는 ''시라소니를 만나다' 야인시대 최강자 근황‥알고 보니 영화 '타이타닉' 번역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 영상에서 조상구는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 속 시라소니의 첫 등장 장면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조상구는 "첫 등장 장면은 생각도 못하고 찍었다. 조명이 괜찮다고 가서 서보라고 했다. 시라소니가 첫 등장한다고 생각하고 돌아보라고 해서 한 두번 만에 오케이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북 사투리를 한 달 간 계속 연습했다. 그게 도화선이 됐다. 제 모습 그대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그렇게 가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야인시대' 속 이정재와의 싸움 장면을 직접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자 조상구는 "아니다"라며 "영호(이정재 역)하고는 그때 정말 친하게 지냈다. 정재는 몸이 좋아서 내가 한주먹 감도 안 된다. 영호가 날 잡으면 내가 까딱 들린다"고 했다.
조상구는 시라소니 역을 맡게 됐을 당시 상황에 대해 "당시 7년째 (배우) 일이 없어서 번역만 하고 있을 때였다"며 "그때 나이가 50이었다. 나이가 많아 보인다고 해서 3살 깎았다. 47살이라고 했는데도 많다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한 달 반 기다림 끝에 시라소니 역할로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하늘을 봤는데, 눈물이 나서 하늘이 노랗더라. 집에 전화했더니 집사람도 우느라 말도 잘 못하더라"라고 말했다.
조상구는 당시 시라소니 인기에 대해 "인기가 너무 많았다. 사람들한테 묻혀 있었다"며 "애들한테도 아빠가 이렇게라도 보여줄 수 있구나 하는 게 제일 컸다"고 말했다.
조상구는 강렬한 시라소니 이미지 때문에 이후 작품 활동이 뜸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걸 해도 다 묻힌다. 끝나고 나면 또 시라소니였다. '장영실'이 마지막 작품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걷는 것도 힘들었다. 계단도 못 올라가고. 운전도 못 하고"라며 "움직이면 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지 눈이 감겨버리더라. 아무리 뜨려고 해도 내 의지로 안 되더라"라며 시력이 약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지가 한 4년 됐다. 지금은 다행히 보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병명은 안 나온다. 정신적인 게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조상구는 1990년대 후반 배우 일을 하면서 돈이 없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했던 과거도 떠올렸다.
조상구는 "86년도에 일이 없었다. 돈 1원 한푼이 없었다. 배우 일 하면서 세차장 일도 하고 막노동도 했다. 나만 고생한 게 아니라 식구들이 다 고생했다. 수 백 계단 올라가야 하는 상도동 달동네에서도 오래 살았다. 너무 힘들었다. 가족들한테 미안했다"고 말했다.
조상구는 번역 일을 하며 힘들었던 상황이 나아졌다고 했다. 그는 영화 '타이타닉' '제 5원소' 등을 번역한 인물이었다.
이에 대해 조상구는 "번역만 19년을 했다. 번역을 1400편을 했다"며 "번역할 때 한 대사만 많이 들을 때는 한 20번 정도 리와인드(되감기)를 한다. 그때마다 노이즈가 생기는데 눈에 문제가 생기는데 많이 영향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타이타닉' 같은 것을 번역하면 얼마나 받냐는 질문에 그는 "얼마 안 된다"며 "(번역 일로) 많이 받은 금액이 250만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인시대 하면서 '번역 안 해야겠다' 생각했다. 너무 지겨웠어요. 하지만 고마웠던 직업"이라고 했다.
조상구는 손가락이 절단됐던 사고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봉고차 문을 잡고 어르신이 내리시길래 잡아드렸는데 다른 어르신이 사람이 다 내린줄 알고 봉고차 문을 사정 없이 닫아버렸다"며 "나는 당시 손가락이 잘렸다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손가락을) 얼른 주워 붙였다"고 했다.
조상구는 '야인시대'에 같이 출연했던 장세진과 유튜버로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힘든 시기 잘 견뎌내 주시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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