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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정보/산행정보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by 사니조은 2008. 7. 14.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성흠  

 

 

산은 어머니 같기도 아버지 같기도 하다

때로 수줍기도 하고 성도  낸다

 

해맑은 아침해 머리에 이고  

벗은 알몸으로 다가오는가 하면 

 

비바람 몰아쳐 안면몰수하기도 하고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혼내주기도 한다

 

산은 때로 젖물같은 샘물을 샘솟게 하는가 하면 

목마른 갈증으로 아가리를 벌리고   

캄캄한 절벽으로 솟아 길을 막는다.  

 

산은 돌아가라 돌아가라 타이르고 

인간은  정복하겠다 정복하겠다 한다

 

산과 인간은 어버이와 자식 같아서 

이기고 지고의 관계가 아니면서도 승부를 걸려고 한다

 

무례한 놈은 '야호 소리 치며 산을 정복했다고 한다

 

산은 넘어야  고지가 아니라 자신의 일부이며 

돌아가야  고향이다.  

 

그곳이 모태이기 때문에  

어떤 후레자식이 자신의 모태에다가 기를 꽂으며 

어떤 망나니가 자신의 어버이의 이마에다가 침을 뱉더냐

 

산과 인간은 혈연이기에 서로 찾고 반기지만 

무례한 놈이 산에 오르면 산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