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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테마산행/일반산행

치악산 가을 산행

by 사니조은 2007. 8. 3.

 

치악산의 가을 산행

 



 

산행일 ; 2005.10.2(일)

누구와 ; 친척누님,친척누님 친구분 부부,울부부 총 6명

 

주요지점별 거리와 시간대 : 총 12.5 km (총 8시간 30분)

 

   구룡사매표소(am07:50) →0.3km 구룡사 (am08:06) →

   2.5km 사다리병참/계곡 갈림길(am08:45) →2.7km

     비로봉(am11:30)→4.5km 곧은재갈림길(pm14:50)

   →2.5km 곧은재매표소(pm16:20)  

 

  <참고>: 치악산남북종주 산행 코스 : 구룡사→10km곧은재→1.1km

    향로봉3.9km남대봉→0.7km상원사→5.2km성남매표소:총20.9 km

 

 

 

출발 전 이야기

 

친척누님과 부부 동반 지리산 산행을 가기로 하였으나 거리가 멀어 가까운 치악산으로 변경되고 누님부부,누님친구분 부부,울부부 도합 6인의 치악산 원정 산행입니다.

 

치악산은 나에게는 별 달갑지 않은 기억이 있는 산입니다..

2005년 1월1일 신년 가족 여행으로 청태산 휴양림에 갔는데 휴양림 가기 전 치악산을 먼저 가기로 한 그 때의 일입니다..

 

산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이끌고 어렵게 상원사로 오르는 초입 계곡길에서 딸아이가 걷기가 싫은 지 못 가겠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매를 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빠의 매서운 눈매만으로도 말을 잘 듣던 아이가 윽박을 질러도 못 올라가겠다고 버팅기고 가려 하질 않습니다.

걸어야 추위도 가시는데 추운 계곡길에서 말씨름을 하다 보니 자꾸 추워집니다.

발도 시리고 어쩌고 저쩌고..

 

그리하여 결국 신경전 끝에 한방의 매로 제압하고 맙니다.

이 방법이 가장 효과가 확실하고 빨랐지만 마음이 아픕니다.

신년 초의 가족 산행의 분위기는 험악해졌고 무거운 분위기로 오릅니다.

버팅기던 아이는 앤돌핀이 돌았는지 갑자기 쉬지도 않

고 상원사까지 잘도 올라 갑니다.

둘째 아들은 험악한 분위기를 눈치채고 투덜거리지도 않고 잘도 오르고..

 

추운 날씨에 몇장 찍지 못하고 디카는 먹통이 되고...

어릴적 처마끝에 매달린 고드름을 뚝 띄어 오드득 오드득 씹던 기억을 되세기게 하는 계곡에 주렁주렁 달린 고드름

그리고  다소 몸이 불편해 보이던 상원사의 보리라고 불리는 검정개 외에는 별 감흥이  없는 산으로 기억되어 있었읍니다.

 

그 이후 아이들에게 억지로 산행하자고 하지 않으니 아이들과의 마찰은 없어 졌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잔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얄팍한 꾀로 산에 가라고 등을 떠 밀던 녀석들이 요즘은 방어벽을 칩니다.

잔소리를 듣더라도 엄마아빠의 따뜻한 체온이 생각나나 봅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산에 가는 것을 주저하게 되고 더구나 다음주부터는 중학생인 큰 애의 중간시험이 시작되어 맘이 편하지 않습니다.

산에 미쳐 아이들의 뒷바라질도 하지 않는 무관심한 부모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어쩌랴.산이 좋은 걸..

너희들도 살다보면 엄마아빠를 이해할 날이 오리라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아이들은 잠시 장모님께 맡기고 치악의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출발하게 됩니다.

 

 

산행 계획

 

산행계획이 당초부터 없었습니다.

주체가 되어 계획한 산행이 아니고 친척누님과 친구분이 계획한 산행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따라 가기로 합니다.

그래도 어디를 어떻게 갔다 왔는지는 알아야 겠기에 치악산 지도와 간단한 치악산 정보를 챙겨들고 새벽5시에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새말IC를 거쳐 구룡사 입구 못미쳐 근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며 오늘의 산행코스는 구룡사->비로봉->향로봉->행구동매표소로 정해집니다.

들머리는 정해졌으나 날머리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구룡사 입구 매표소 앞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는 만차입니다.

막내인 저희 부부가 매표소와는 멀리 떨어진,걷기에는 좀 부담되는 제2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시키고 지루하게 기다릴 일행을 생각하고 지나가는 차를 세우지만 그냥 지나치고 뒤 따라오던 버스를 세워 타고 들머리인 구룡사 매표소 앞에서 하차하여 일행을 만나 산행을 시작합니다.

주차장은 넓고 한적했으며 주차비는 무료인가 봅니다.

 

 

구룡사 매표소(am07:50)->0.3km<-구룡사(am08:06)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계곡을 가로 지르는 다리가 있고 다리 앞에는 구룡사 0.3km,비로봉 5.5km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다리를 지나자 계곡을 왼쪽으로 두고 넓고 평탄한 길이 시작됩니다.

그런데 누님의 친구 남편되시는 분이 보이지 않아 여줘보니 평소 산을 타지 않아 산행 흐름에 지장을 줄까봐 먼저 출발했다고 합니다.

 

계곡의 힘찬 물소리가 들리고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있는 심상찮은 소나무를 만나는데 속이 누렇고 속질이 좋아 엤날 궁궐에서 황장목으로 사용하던 금강소나무라고 합니다.금강소나무의 도열을 받으며 지나는 길에는 시를 적은 현수막이 양쪽 길가에 있지만 지나가며 슬쩍 슬쩍 보며 지나가 제대로 시를 음미하지 못하고 지나 갑니다.

시보다는 주변의 풍광에 더 눈길을 보내며 오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구룡사에 도착합니다.

 

 

 

(위)구룡사 매표소


(위) 구룡사 매표소 안내판


 

(위) 구룡사 가기전 다리



(위)구룡사 안내판

(위)구룡사의 운치있는 풍경



(위) 폭포와 소

 

구룡사를 지나 평탄한 오름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그래도 해발 천미터가 넘는 산인데 언제 고도를 올리게 될까 생각하며 약간 지루한 느낌이 들 정도 진행하다가 앞에 아아치형 다리가 보입니다.

그 너머 가파른 오름길 시작을 알리는 철제 계단이 있고 그 계단 옆에 표지판이 있습니다.

철제계단 옆에 이곳이 치악산에서 악명이 높은 사다리병참길과 계곡 갈림길이며 급경사 코스의 시작임을 알립니다.

구룡사 매표소에서 출발한지 1시간만에 오늘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위)사다리병참 시작전 안내판

 

사다리병참/계곡갈림길(am08:45)->2.7km<-비로봉(am11:30)

 

철제 계단에 또 철제 계단으로 고도를 올리고 나무로 된 계단도 오르고 이번에는 큼지막한 돌로 형성된 계단을 오릅니다.

그야말로 계단에 계단의 연속입니다.

계단을 세어 보려 했는데 어느 순간 잊어 버리고 맙니다.

무의미한 일인 것 같습니다.

 

.

(위)이런 계단도 있고

 

(위)이런 계단도 있고

 

 

(위)이런 계단길도 있읍니다

 

(위)단풍이 시작되고

 

(위) 길가의 뿌리를 내놓은 나무


 


 

 



가을은 아직 멀기만 하고 어쩌다 보이는 단풍 든 나뭇잎과 이제 물들어 가기 시작하는 단풍잎으로만 가을의 초입을 알립니다.

 

오른쪽으로는 계속 들리는 계곡의 물소리 속에 그저 계단을 오를뿐 전경을 볼만 한 곳이 별로 없습니다.

비로봉 가까이 있는 곳에 이르니 먼저 출발하신 일행분의 비로봉 도착하여 그 곳에서 기다린다는 소식이 들리고 비로봉 가기 전의 급경사 철제 계단을 오르니 중간 중간 전경이 펼쳐집니다.

막혔던 시야가 탁 띄이니 가슴마저 시원합니다.

오름 전에는 흐린 날씨가 어느새 푸른 하늘에 하얀 물감으로 온갖 그림을 그려 놓고 있었습니다.

비로봉 정산에는 3개의 돌탑이 있고 청명한 하늘로 땀흘린 대가를 보답합니다.

 

출발한지 3시간 40분이 지났습니다.

많은 산님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우리 일행은 향로봉 가는 도중 식사를 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막걸리 한잔으로 쉼을 합니다.

집에서 얼려온 막걸리는 적당히 시원하여 땀흘린 모두에게 기쁨을 줍니다.푸른 하늘과 흰구름에 어울리지 않을 듯한 촌티나는 막걸리는 서민의 애환이 깃든 술이 아닌 정상의 술이었습니다.

괜시리 무겁게 가져 왔는데 환영받지 못하면 어쩌나 했는데 기우였습디다.

 



 



 

 

 

 



 



 



 

(위) 구름이 한반도 지도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위) 맑은 하늘과 구름과의 만남

 

비로봉(am11:30)->4.5km<-곧은재갈림길(pm14:50)

  

정상에서 계속 머물 수 없는 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내림길밖에 없습니다.

향로봉을 향해 가는 내림길은 급하게 시작되더니 이내 잔잔한 길로 연결되고 상원사에서 출발한 산님들과 교차되어 서로의 즐산,안산 인사가 이어집니다.

 

밋밋한 평지와 내림길을 가다 보니 자형의 걸음이 자세히 보니 비대칭입니다.

비로봉 오를 때부터 약간 불편해 보였는데 잘 참고 오십니다.

사실 자형은 학교다닐 때 암벽등산을 5년간 하신 경험이 있는 분이라 오늘 산행 계획하고 후미로 오시면서 일행을 이끕니다.

 

평탄한 길,다소 지루한 느낌,한적한 길를 가다 자형께서 암벽등산 할 때의 산사나이의 노래를 불러 보겠다고 자청하시더니 사나이 다운 목소리로 부릅니다.

처음 듣는 노래이지만 젊음과 패기를 느낄 만한 가사와 적당한 고저 장단과 늘어짐 없는 군가 같은 씩씩한 산사나이의 노래가 힘을 복돋아 주고 시원하게 부는 바람과 잘 어울립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젊었을 그 때,그 시절을 회상하며 부르는 노래는 아마도 추억을 불러 내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숨을 고르고 한적한 산길을 걸으니 심각한 몸의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해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친구 생각이 납니다.

이렇게 성한 몸으로 산을 다닐 수 있음도 축복이건만 산을 내려가면 뭘 그리 바라는 것이 많아 아웅다웅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끝없는 인간의 욕심은 무섭기만 합니다.

 

앞서던 일행이 적당한 점심 식사할 장소를 찾아 늦은 점심을 들고 있는데 반대편 상원사에서 오른 산님 일행이 더 오를 팀과 도중 포기팀으로 쪼개 져 갈등의 현장을 보게 됩니다.

 

김밥과 과일 그리고 자형이 가져 오신 양주와 누님이 물이 젖혀약간의 소금으로 구운 오징어로 안주 삼아 한 점심이었습니다.

 

식사 후 계속되는 내림길을 가다 보니 안부에 비로봉과 상원사 안내판이 나오고 작은 언덕을 오르니 넓다란 공터에 나오고 왼쪽으로는 지나온 비로봉이 구름에 가려 희미하게 보이고 오른쪽에는 억새가 가을의 운치 속에 원주 시내가 보입니다.

억새 숲에서 디카 몇 장 찍습니다.

앞에는 가야 할 향로봉이 보입니다.

전망을 볼 수 없어 지금까지 어떤 선을 그리며 왔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향로봉 가기 전 곧은재에 이릅니다.

그 때까지 몸상태가 좋지 않던 누님이 곧은재로 하산하자고 합니다.

서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결정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으니 누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아마 속으로 모두 좋아 할거야" 라고 하자

자형이 한마디 하십니다.

"다음에 종주하자는 말 하지 말어"라고 다짐을 받아 놓으려 합니다.아마도 자형은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누님이 종주코스를 선택한다면 아내를 위해 따라 갔을 것 같습니다.

 

시작은 정해 졌으나 끝은 정하지 않았기에 먼저 가는 일행을 따라 가다보니 자연스레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오기 쉽지 않기에 향로봉을 거쳐 남대봉,상원사 길로 가고 싶지만 한정된 시간과 가야 할 서울길이 멀어 잘된 일이나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길로 접어 듭니다.

 

아마도 향로봉,남대봉,상원사를 잇는 남북 종주를 하려면 앞으로도 3~4시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위)향로봉 가는 길에 비로봉 모습

 

 

 

(위) 비로봉에서 향로봉 가는 한적한 등로


 


 


 


 



 

 (위) 향로봉 가기전에 바라 본 비로봉

 


(위) 원주 시내 전경

 

(위)곧은재에서 바라본 향로봉

 



 

(위)곧은재에서 본 안내판

 

 

곧은재갈림길(pm14:50)->2.1km<-곧은재매표소(pm16:20) 

 

내려가는 길은 언제나 그렇듯이 아쉬움 속에 마무리를 하기 위해 하산길이 더 애틋합니다.

하산길에 더 심해진 경사길에 자형의 무릎 통증이 더 심해지고 일행의 산행에 방해가 되지 않토록 하려는 모습이 역역합니다.

 

동행의 의미는 희생도 내포하는 언어이건만 누님 친구분 남편되시는 분과 자형의 일행에게 방해가 되지 않으려는 마음에 아마도 나도 그랬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오히려 그 부담감으로 더 힘든 산행을 하시지는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날머리인 곧은재 매표소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려 했지만 도로길은 어쩐지 걷기 싫습니다.

콜밴을 타고 1만5천원에 구룡소 매표소로 가 오늘의 산행을 마칩니다.

 

(위)곧은재 매표소가는길의 계곡


 

 

 (위)곧은재 매표소 가는 등로 1


 

(위)등로 2



 

(위) 곧은재 매표소

 

(위)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1

 

(위)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