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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테마산행/관악산(+주변산)

관악사계

by 사니조은 2007. 8. 3.

관악산 사계

 

 

높고 깊은 산이든

나트막한 산이든

산을 보노라면 가고 싶은 생각이 들고

마음 또한 급해 집니다.

 

내게 오라 말하지 않지만

넉넉함,포근함이 있어 자꾸 가고 싶어집니다.

추운 겨울 아랫목의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에

왠지 마냥 이대로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흐리는 땀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과

마른 갈증 식혀주는 막걸리 한잔 더욱 더 좋구요

 

산은

작은 속삭임,움직임으로 뭔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보잘 것 없는 작은 돌,길가에 핀 들풀,잡초,벌레들의

속삭임.

들리시나요.

소근소근

아름다운 마음이 있기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전해집니다.

느끼는 것은 눈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봄은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생명의 숨결를

여름에는 작렬하는 태양 아래 땀의 소중함을

가을은 대자연의 순환법칙과 생명유한의 엄연한 진리를

겨울은 존재함으로써 봄,여름,가을이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영겁의 세월동안

산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건만

산을 오르내리는 이는 다릅니다.

잠시의 쉼도 허락하지 않는

어김없는 세월의 엄격함은

공평하지 않는 것 같은 세상살이에서

오히려 공평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 공평함을 산에서 느낍니다.

 

인간의 거만함 마저도 거부하지 않는 산

편리함을 가장한 인간의 도도함과 뻔뻔함에도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깨닿기만를

말없이 기다릴 뿐입니다.

 

샐리의 법칙보다는 머피의 법칙이 우세한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배우기 위해 산에 갑니다.

오늘도 자연이 주는 무언의 메시지를 들으려 관악산에 가려 합니다.

산에 갔다 오는 동안 샐리가 왔으면 하는 마음으로..

설사 샐리는 오지 않더라도 기분은 좋을 것 같습니다.

 

관악산 내려오던 길에 우연히 발견한 시비에 새겨진 시에한번 빠져 보시겠읍니까?

 

제목 : 관악산에 오시거든

 

즐거운 마음은 그대 집 기둥에 묶어 놓고

괴로운 마음 관악산에 두고가오

슬픔은 산바람에 모두 날려보내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거든

흐르는 물에 띄워보내 주구려

행복은 조금도 새어나가지 않토록

장롱깊이 넣어두고

작은 불행이라 할지라도 미련없이

큰장군바위 밑에 묻어두구려

마음이 어두울 때면

둥근달을 처다보오

가난이 그대곁을 떠나지 않거든

밤하늘에 떠있는 영롱한 보석처럼

수많은 별들을 헤아려 보시구

 

 감사합니다.

 행복한 나날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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